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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리얼일기

조산기 이대서울병원 입원 후기...이럴 땐 병원에 가세요 #조산증상 #배뭉침 #생리통 #설사 #임신27주

by 까꿍! 2024. 3. 21.

임신7개월, 조산기로 이대서울병원 입원하다

나에게 이런 일이...회사 조직 내 인원 변동으로 인한 연초의 미친 업무량과 대체인원이 없어 도저히 뺄 수가 없었던 새벽 당직, 이로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콤보로 닥친 결과. 몸에 이상이 왔다.

 

원래부터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악으로 깡으로 정신력으로 버텨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괜찮을 줄 알았다. 오만한 판단이었다.

 

1. 조산증상

입원 전날 퇴근길에서부터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긴 했었다. 집에서 좀 쉬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자고 난 뒤에도 컨디션이 안좋았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증상이 더 심해졌다. 한번 뭉친 배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풀리더라도 곧장 뭉침이 반복됐다. 생리통과 비슷한 복부, 허리통증과 회음부쪽이 피로한 밑빠짐 통증?같은게 느껴졌다. 설사도 동반됐다. 

 

배가 고무공처럼 딱딱해지는 배뭉침이나 요통은 임신 중 종종 나타나는 증상이라, 이게 심각한 건지 그 정도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검색을 해보니, 누워서 휴식을 취해도 배뭉침이 바로 풀리지 않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병원에 가야한다고 했다. 긴가민가 한 와중에, 허리를 곧게 펴기가 어려울 정도로 찌르르한 통증이 와서 우선 병원을 들렀다 출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2. 조산기가 있을 때 산부인과를 가야할까, 응급실을 가야할까?

오전 7시 30분에 이대서울병원 모아센터로 갔는데, 산부인과 외래 진료 시작이 8시 30분부터였다. 1시간을 번호표 뽑고 기다렸다. 내가 1등으로 왔겠지 싶었는데 내 앞에 한명이 더 있었다. 대단히 부지런하신 분! 팀장님한테는 병원에 들렀다가 출근하겠다고, 늦어지면 오전반차를 쓰겠다고 미리 얘기를 해놨다.

 

8시 30분이 되고, 내 차례가 와서 증상을 말씀드렸는데 미리 예약한 환자가 아니면 기약없이 몇시간을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일반 검진이 아닌 아파서 온건데도 절차가 그렇다고 한다. 급한 경우 응급실을 통해 접수하라고 안내해줘서 응급실로 갔다.

 

*조산증상이 있는 산모분들은 진료 예약을 미리하지 않은 경우, 응급실로 바로 가세요!

 

응급실에 가면서도 '이게 응급인 상황일까..? 그냥 예약하고 다음에 올까?' 계속 고민했다. 그치만 배 뭉침은 풀리지 않고 있고, 평소 잘 느껴지던 태동도 미미해 혹시모른 마음에 응급실에 접수를 했다.

 

응급실에서는 어떤 증상으로 왔는지, 고통의 정도(1~9)는 어느정도인지, 태동이 느껴지는지 등을 물어봤다. 고통의 정도 1과 9가 어느정도인지 전혀 감이 안와서 심한 생리통 정도라고 말씀드렸는데 1~9로 얘기해달라고 하셔서 "1이나 2..? 못버틸 고통은 아니에요" 했다. 응급은 아닌거같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접수를 한 뒤 30분은 대기를 더 했던거 같다. 모아센터에서 다시 올라오라고 연락이 왔다. 걸어가려고 하는데 휠체어를 태워주셨다.(!!!) 민망하고 머쓱해서 걸어가겠다고 했는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휠체어로 이동해야한다고 했다. 

 

3. 태동/수축 검사와 입원

모아센터로 와서는 여러가지 질문을 받았다. 흡연 여부, 병력, 가족력, 혈액형, 남편이 있는지, 기혼인지, 남편의 병력, 남편 혈액형 등을 소상히 물어보셨다. 그후 태동검사와 수축검사를 진행했다. 배에 동그란 조약돌같은 검사기를 올려놓고 측정하는 방식이다. 수축이 느껴지면 버튼을 누르라고 손에 쥐어주고 가셨다. 검사는 족히 40분은 걸린 거 같다. 팀장님한테 종일 휴가를 쓸 수도 있을 거 같다고 얘기를 했다. 점심, 오후 모두 미팅이 있었는데 못가게 생겨 난처했다. 

 

 

검사가 끝난 뒤 간호사님이 오셔서 입원을 하게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했다. 띠용? 입원이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전개였다. 주사나 한방 맞고 가는 줄 알았더니 무슨 입원! "오늘 하루 입원인가요?"했더니 더 길게 입원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담당 교수님과 얘기를 해보고 알려주신다고 나갔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입원을 할 정도로 몸이 안좋은 상황이라고? 내가 나와 우리 아기를 이렇게 방치했다고? 회사가 뭐라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회사는 왜 임산부 초과근로에 민감하지 않지? 왜 새벽당직을 서게 하지? 분노가 일었다가, 결국 그 모든걸 받아내며 근무를 한건 나였고, 내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며 자책했다. 내가 나를 과대평가했구나. 힘들어도 괜찮을 줄 알았지. 침대에 누워 별별 생각을 다 했다.

 

*조산증상이 있는 산모분들은 입원 가능성이 높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세요!

 

간호사님이 오셔서 오른팔에 링겔을, 왼팔에는 채혈을 위한 바늘을 꽂아주셨다. 링겔이 오른팔에 있으면 불편할 거 같아 왼팔에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왼팔도 바늘을 뚫을거라 어느 팔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근데 아니었다. 링겔이 꽂힌 오른팔은 입원하는 내내 아파서 밥숟가락도 들어올릴 수 없었다 ㅠㅠ 다음에 가면 꼭 채혈을 오른팔에, 링겔은 왼팔에 놔달라고 부탁드릴거다ㅠㅠ) 링겔은 아기 뇌를 보호하는? 수액이었다. 링겔만 24시간을 맞아야해서 입원해야한다고 했다.

 

수축을 잡는 주사도 맞았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이대서울병원은 주사를 정말 잘 놓는다. 태어나서 여러번의 주사와 채혈을 해봤지만, 이대서울병원만큼 안아픈 곳은 처음이다. 최고로 잘 해주신다. 특히 엉덩이 주사는 주로 근육주사라 아파야 정상인데 바늘 들어간 지도 몰랐다. 나도 모르게 감탄해서 선생님 주사 정말 너무 잘 놓아주시는 거 같다고 말씀드리니, 내게 간호사냐고 물어보셨다(?) 칭찬을 기분좋게 해주셔서 동종업계인줄 알았다고 하셨다. 저는 그저 팩트를 말씀드렸을 뿐..최고의 주사! 이대서울병원.

 

입원 관련 알림은 보호자인 남편한테 안내가 갔다. 내 보호자가 남편이라니? 새삼 웃기고 재밌었다. 이렇게 끈끈한 사이라니~ 

 

4. 이대서울병원 다인실(3인실)과 병원밥

입원 절차를 마치고 1인실을 할지 다인실을 할지 물어보셔서 다인실을 골랐다. 내돈 절대 지켜! 6인실로 갈 줄 알았는데 3인실이었다. 물어보니 이대서울병원 모아센터에는 다인실이 3인실만 있다고 했다. 개꿀! 가운데 자리였는데도 공간이 꽤 넓고 쾌적했다. 나중에 창가쪽 분이 출산을 하셔서 자리를 비우셨을 때 보니 그쪽은 1.5배는 더 넓었다. 병문안으로 서울아산병원, 일산백병원, 원주기독병원 등을 가봤었는데 이대서울병원이 지어진지 얼마 안된 병원이라 그런지 병실 공간이 훨씬 여유롭고 좋았다. 병실 안에 화장실과 간단한 샤워시설도 있고, 특유 병원냄새도 잘 안났다.

 

아침 7시 30분에 병원에 도착했는데, 14시가 넘어서야 입원을 했다. 아침, 점심을 못먹어 배가 고팠는데, 다행히 간호사님께서 밥을 신청해주셔서 점심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밥은 아워홈이다. 대학 학식 업체가 아워홈이었는데 그때 생각이 났다. 맛은 아워홈 맛. 

 

링겔을 맞는 동안 먹는 것, 싸는 것을 잘 기록해야 한다고 했다. 소변통에 오줌 받기는 또 처음이었는데, 새삼 사람이 소변을 정말 많이 배출하는구나 싶었다. 눈으로보니까 양이 상당했다;; 1회에 300ml정도인데 삼다수 한통보다 많은 양이다. 와우. 평소에 물을 많이 마셔야하는 이유. 먹는것보다 더 나오는 거 같다.

 

환자복은 가운같이 생겼는데 품이 너무 널널해서 가슴이 훌러덩 보일듯 했다. 나같은 호빗족을 위해 한치수 작은 사이즈의 옷이 마련돼 있음 더욱 좋을 것 같다. 

 

입원을 하니 양쪽 침상에서 기침소리가 엄청 들려왔다. '다들 코로나걸린거 아닌가' 속으로 불안해하며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병실이 엄청나게 건조해서 나도 어느새 잔기침을 하고 있었다 ㅋㅋㅋㅋ 자고 일어나는데 입안과 코는 물론, 눈이 뻑뻑하게 건조할 정도였다. 침대 맡에 수건 널어놓고 잘때 마스크끼고, 안대까지 쓰니 좀 나았다. 입원이 길어지면 가습기를 무조건 챙겨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병원에 입원 시 필요한 준비물, 퇴원 시기 등은 다음편에 이어서...